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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균형자론'의 개념 및 모겐소의 세력균형론

Home > 외교안보 > 외교국제 > 동북아 균형자론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3월 22일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한국 외교의 기본 전략 또는 방침으로 ‘동북아 균형자론'을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따질 것은 따지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권한과 책임을 다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2004년 12월 프랑스 소르본드 대학 강연에서도 균형자론을 언급한 바 있다. 노무현 정부 인사들에 따르면 균형자론 또는 균형외교론은 2004년 하반기 부터 외교안보 참모진 사이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종석 NSC 사무차장 인터뷰, 중앙일보 2005,4.14)

힘의 균형과 균형자론

Balance of Power, 즉 힘의 균형은 국제정치의 현실인 동시에 이론이다.

국제정치는 기본적으로 힘의 균형 상태를 지향한다. 하나의 제국에 의한 균형이든, 소수의 강대국에 의한 균형이든, 아니면 그 보다 복잡한 구조의 강소국간 균형이든, 균형의 형태와 내용이 달라질 뿐이다. 요컨대 국제정치는 균형의 지속과 새로운 균형의 형성 과정이 반복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국가의 행위 또는 역할로써 균형은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이 때 힘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느 한 세력에 편중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절대강자가 나타나는 것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

근대 외교사에서 균형자 역할을 담당했던 대표적인 나라는 영국이었다. 19세기 영국은 대륙의 프랑스, 독일, 러시아의 삼각구도 속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유럽의 평화를 지켜낸 바 있다. 영국은 상대적 약자의 진영을 지원하면서 유럽에 절대강자의 출현을 막았다. 유럽의 절대 강국은 영국의 안전을 위협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영국이 이처럼 한동안 균형자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군사력과 경제력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륙과 떨어져 있는 섬나라라는 지정학적 조건도 한 몫 했다. 그러나 이런 영국에 대해 유럽 국가들은 강한 불신을 품고 있었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영국을 믿을 수 없는 국가라는 말을 자주 했다.

노무현 정부가 말하는 균형자란

노무현 정부의 균형자 역할론은 개념상 명확치 않은 부분이 많다. 체계적인 논리나 로드맵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종의 정치적 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관계자는 한미 동맹의 토대 위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미국의 일방적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노 대통령의 언급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한미 동맹과 동북아 균형자론은 양립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이 중국 또는 북한과 마찰을 빚고 있을 때 한국이 과연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지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다.

정부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자론은 힘의 균형자가 아닌 인식과 가치의 균형자를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정인 동북아시대 위원장은 조선일보 특별기고(2005.4.12)를 통해 동북아 균형자라는 것이 “한·미동맹을 깨고 한·미·일 삼각 공조에서 탈피하여 북한, 중국편을 드는 정책이 아니라 이 같은 사태 발전을 사전에 방지하고 동북아에 협력과 통합의 새 질서를 구축하자는 예방외교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안보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목표라는 뜻이다. 그러나 주변국이 이런 뜻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동북아 균형자론의 딜레마다.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관련 발언

발언 시기

발 언 내 용

2004.12. 7
소르본느
대학 강연

• “한반도 평화는 동북아시대에 있어서 또 하나의 핵심적 요소”

• “이 문제(동북아 평화)에 관한 한, 한국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당사자이고
실제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동북아 시대를 이야기 하는 것은 동북아에 EU와 같은 개방적 지역통합체를
만들고, 이런 질서가 세계 질서로 확대되길 기대하는 것"

• “한국은 강대국이 아니지만 동북아에서 프랑스와 같은 역할을 하고자 하는
근거가 있다”

• “일본은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침략전쟁을 일으킨 적이 있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주변국가의 깊은 불신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 “중국이 동북아의 질서를 주도하려 한다면 중화주의가 패권주의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주변의 불안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여기에 바로 우리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선택이 가능하고 또 필요한 것"

2005. 3.22
육군3사관학교
졸업연설

• “이제 우리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해나갈 것입니다. 따질 것은 따지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주권국가
로서의 당연한 권한과 책임을 다해나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선택
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달라질 것입니다”

•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어야 합니다”

• “적어도 대외관계나 안보문제에 있어서는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가치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습니다”

2005. 3.30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통상부
업무보고

•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협력과 통합의 동북아 질서 구축을 위해 외교부가
전략적인 안목과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주도해나가 달라”

 

모겐소의세력균형론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3월 ‘동북아 균형자론'을 언급하면서부터 정치외교학적으로 균형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내에서는 사대주의적 외교의 틀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는 입장과 무모한 발상이라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두 진영의 논리를 쫒아가 보는 것도 좋지만 한국이 과연 동북아의 군형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없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 이전에 정치외교학적으로 세력균형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한스 모겐소(Morgenthau, Hans Joachim)는 독일계 미국인으로서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모겐소는 1948년 국제정치학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국제관계론 Politics among Nations》을 발표한 바 있다. 세력 균형이란 무엇이며 어떤 유형이 있고, 어떤 방법을 통해 균형을 이룰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모겐소의 이론을 짚어본다.

세력균형이란 국제정치에서 어느 한 세력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균형있는 상태를 유지하려는 정책이다. 주권국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세력 균형이 유지된다는 것은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겐소 교수는 세력 균형에 두가지 유형이 있다고 보았다.

유형

의미

예시

직접대립형
(the pattern of direct opposition)

- 어느 한 국가가 제국주의적 정책으로
세력우위를 점하고자 할 때 다른 국가
혹은 국가들이 이를 피하고자 역시
제국주의 정책으로 맞서는 형태

- 균형자 없음

- 1812년 프랑스 및 연합국과
러시아의 대립

- 1931~1941년 일본과 중국의
대립

- 제 1차 세계대전 중 삼국
동맹과 삼국협상의 대립

- 제 2차 세계대전 중 주축국과
연합국의 대립

상호경쟁형
(the pattern of competition)

- 둘 이상의 세력으로부터 제 3국의
독립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경쟁하는
형태

- 균형자 있음

- 나폴레옹과 러시아간의
대립에서의 영국

- 제1차 세계대전 중 미국이
삼국협상과 삼국동맹간의
대립에서 중립 유지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

모겐소의 이론에 따르면 세력균형을 이루는 방법으로는 분할통치, 보상, 군비증강, 동맹, 완충국가의 존재 등 5가지 방법이 있다.

방법

의미

예시

분할통치
(Divide and rule)

한 나라가 상대국을 분할 통치함으로써 약화시키는 방법

-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에 의한 독일 분단

보상
(Compensation)

한 나라가 영토나 이익을 독점하려 할 때 다른 나라들이 비슷한 비율로 영토 혹은 이익을 나눔으로써 각국의 세력을 전과 비슷하게 유지하는 방법

- 1713년 스페인의
유트레히트 조약

- 1772, 1773, 1795년
오스트리아, 프러시아,
러시아의 폴란드 분할

군비증강
(Armaments)

군사력을 키움으로써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방법

-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해군 VS 영국해군

동맹
(Alliance)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국가 또는 전략적으로 유용한 국가와의 동맹을 체결해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방법

- 30년 전쟁 :
프랑스, 스웨덴 VS
오스트리아

- 프랑스 VS 영국, 네덜란드

- 나치제국, 일본 제국 VS
연합국

완충국가
(Buffer State)

적대 세력이 충돌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완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제3세력이 존재함으로써 세력균형이 유지

이들 방법 중 현대 사회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흔히 일어나는 것은 동맹을 통한 세력균형이다. 일반적으로 균형자론도 동맹의 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현상을 유지하려는 세력과 제국주의적 패권을 쥐려는 세력이 충돌할 때 어느 한쪽과의 동맹을 통해 세력의 균형을 이루는 역할을 하는 것이 균형자다. 영국은 19세기 유럽대륙의 세력들 간에 균형자 역할을 담당했고 세계 대전 이후에는 미국이 세계적인 균형자 역할을 맡고 있다.

by Agenda Research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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