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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혐의자 신원 노출(얼굴 공개) 논란 : 주요 쟁점과 판례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엽기적인 범죄행각이 보도되면서 흉악범의 얼굴이 공개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게 일고 있습니다. ‘04년 말 밀양 여중생 성폭행사건을 계기로 피의자 보호 및 인권수사가 강조되었고, ’05년 국가인권위원회의인권위가 경찰에 피의자 호송 업무 개선을 권고한 것을 계기로, 경찰청은 ‘05년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을 마련하였으며, 동 직무규칙을 근거로 강모씨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발췌)
제85조【초상권 침해 금지】 경찰관은 경찰관서 안에서 피의자, 피해자 등 사건관계인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거나 신분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장면이 촬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공인을 제외한 범죄혐의자의 신상 공개를 반대하는 측의 논거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헌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형사 절차상 확정 판결 전까지는 초상권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사단계에서 비록 혐의사실을 자백하고 현장 검증까지 마쳤다 하더라도 재판 단계에서 다른 판단(결과)이 나올 개연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으며, 만약 그렇다면 범죄피의자는 회복할 수 없는 (민사상 손해배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을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범죄 혐의자도 엄연한 인격체로서 초상권의 보호를 받아야 주장이 핵심입니다. 더불어 범죄혐의자의 얼굴 공개로 범죄혐의자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된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범죄 보도와 관련하여 법원(서울고법 1996. 2. 27. 선고 95나24946 판결)은 “...범죄혐의자에 대한 공개적 신원노출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그에 따라 범죄에 관한 언론의 보도에 있어서는 관계인의 신원을 밝힐 수 없음이 원칙이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범죄 혐의자의 초상권 보다는 공공의 알 권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상권과 알 권리라는 헌법상의 법익이 충돌하는 상황인데 이익 형량의 원칙상 흉악 범죄에 대하여는 알 권리가 우선한다는 논거입니다. 비록 공인은 아니지만 일정한 범죄에 있어서는 공인보다 유리하게 취급될 수 없으며(평등의 원칙에 반함), “..극악한 범죄를 범해 국민의 지대한 관심을 야기한 범죄자는 범죄에 관한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경우 수사 단계에서도 그 실명과 사진이 공개될 수 있다..”는 독일의 판례와 학설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박용상 변호사, 중앙일보 기사 재인용, ‘09. 2. 2). 미국은 살해·아동 성범죄 등 중범죄 용의자의 경우 곧바로 사진과 함께 신상 공개를 하고 있으며, 일본도 무차별 살인으로 행인 7인을 다치게 한 피의자의 실명과 얼굴을 그대로 공개한 것을 비롯해 용의자의 혐의가 확정되기 전에도 개인 신상정보를 그대로 공개하고 있다고 합니다(민주당 오제세 의원, ‘09.. 2. 2 뉴시스 기사 재인용).
범죄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얼굴 공개를 통해 드러나지 않는 여죄(餘罪)에 대한 추궁도 가능하다는 점도 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향후 무죄가 확정되는 경우에는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될 뿐 초상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기 소개된 우리 법원 판례에서도 신원노출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서울고법 1996. 2. 27. 선고 95나24946 판결(발췌)>

“...범인과 범죄혐의자에 대한 공개적 신원노출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그에 따라 범죄에 관한 언론의 보도에 있어서는 관계인의 신원을 밝힐 수 없음이 원칙이다...공적 인물이 아닌 자의 범죄 혐의 신원확인 보도는 공적 인물의 경우보다 더욱 엄격한 요건을 요하는바, 첫째로 그 범죄행위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시사에 관한 포괄적 정보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고 여론 형성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서 기사 작성상 불가피하거나 또는 범행이 직접적인 정치적 관련을 갖는 것이어서 그 중대성 때문에 포괄적인 해설을 필요로 하는 경우라든가, 둘째로 그의 범행이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지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공적 생활이나 기타 사회의 상위 이익에 대하여 직접적 연관을 갖는 경우에 한하여 그 신원을 명시한 실명보도나 그 초상의 보도가 허용되나, 범행의 증명이 확정되지 아니한 단계에서는 그러한 요건을 충족한다 하더라도 그 혐의를 사전에 보도하여야 할 특별히 불가피한 이유가 있거나, 그의 범행이 자의로 진술된 신빙할 만한 자백에 의해 증명되었거나 다툼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참고] 범죄혐의자·교도소 수감자 인권 보호 관련 국가인권위원회 주요 결정(발췌)

* 경찰관들이 피호송자를 호송 과정에서 차량내부가 들여다 보이는 호송차량 안에 거치대에 수갑을 시갑한 채 커튼 등 가림장치 없이 그대로 노출되도록 방치한 것이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한 것임(‘05. 6. 27, 04진인3751 결정)

* 교도소 수용자 호송과정에서 수갑과 포승을 하고 수용복을 입은 얼굴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모자와 마스크 등 안면을 가릴 수 있는 보호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등 수용자 호송업무를 개선해야 함(‘08. 8. 12, 08진인1442 결정)



자료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사이버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중앙일보 기사(‘09. 2. 2), 뉴시스 기사 '<흉악범얼굴공개>살인범 강호순 얼굴 언론 공개…논란 다시 수면 위로' (’09. 2. 2, ’09. 2. 1) 등

정리 : 아젠다넷 시사지식팀(‘0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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